He's a cold hearted snake Look into his eyes He's been telling lies
~ing (everlasting)
#여정하다

♡ 01

여정과 하다가 이어지게 된 후 여정은 하다에게 지금까지
못 했던 만큼 좋아해와 사랑해를 거침없이 할 거예요.

반면 하다는요, 이전에는 좋아해를 아무렇지 않게 했었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쉽게 못하게 되겠죠.

하다를 향한 여정의 사랑은 너무나도 끈적하고 무거워서
하다는 생각했을 거예요. 내가 그를 향해 가지는 감정을
감히 사랑이라 불러도 되는 것일지. 너무나도 가당찮은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정은 귀찮게 백 번을 물어서라도
하다가 여정에게 좋아해와 사랑해를 하게 만들었을 거예요.
"아휴, 그래. 사랑해, 한다구." 마지못해 대답하는
하다를 보고 웃으며 여정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겠죠. 


'그거 알아 하다야? 말로 자꾸 하다보면 말이야.
너도 결국엔 정말로 나와 비슷한 사랑을 하게 될 거야.'


♡ 02

하다의 고급진 입맛은 전부 여정이 만들어 준 것이겠죠.
여정은 하다의 모든 것을 자신이 구성할 수 있으리라 자만했지만,
하다의 순박한 입맛은 어쩌면 그녀의 Ex가 구성해 준 것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손 많이 가는 비프 웰링턴 요리를 가장 좋아하는 하다의
취향은 물론 여정이 만들었겠지만 편의점 삼각 김밥과 컵라면의 
조합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녀의 Ex, 그러니까 은혁 때문이겠죠.

여정은 하다에게 생긴 변화가 싫을 거예요. 끔찍이도요.
그래서 하다를 가지게 된 지금은 마음껏,
하다의 모든 변화에 자신을 묻혀놓겠죠. 하나씩, 차츰차츰.
이번에도 하다는 알 수 없게 은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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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by 이현 양♡

 


♡ 03

여정과 가족처럼 지낸 세월이 너무나도 긴 표하다.
여정 앞에서 뽀뽀라든가, 그런 말 하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민망해
한참 우물쭈물거렸다가, "입술 좀 갖다 대봐."이럴 것 같죠.
'다른 남자들 앞에서는 잘만 말했을 텐데.'
여정은 이런 생각하는 제 자신이 우스웠겠죠.

그리고 생각했을 거예요. 자기한테만 짜증도 많고 투정도 많은
하다인데, 왜 그런 점마저도 좋아하는 것인지.
어쩌면 하다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볼 수 있는 것이
자신 뿐이라는 어떤 도취감 때문은 아닐지.


♡ 04

어색했던 시기를 지나고 나면요, 하다는 원래대로
덥석덥석 여정의 손을 잡고 괜히 몸을 붙이고 있겠죠.
하다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은 여정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하다를 어릴 때처럼 무릎에 앉혀놓는 여정은요,
옆에 사람이 지나가길래 아무 생각 없이 시선이 따라간 하다의
양 볼을 한 손으로 잡고 자신에게로 그 시선을 다시 돌려놓겠죠.

웃으며 "하다야, 어디 봐. 오빠 봐야지." 할 거고요.
원래 도둑질도 늦게 배운 게 무섭다고 했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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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너무 마약 같아. 자꾸만 손이 가."
"어허. 표하다 씨. 언제 이렇게 발랑 까지게 되신 거죠?
  아버님한테 다 고발해야지 안 되겠네."
"맨날 삼촌 삼촌 부르다 갑자기 왜 우리 아빠가 아버님이야?"
"미리 입에 붙여둬야 나중에 안 어색하지 않겠어?"
"그러는 오빤 언제부터 이렇게 발랑 까졌어?"
"쓰읍. 오빠한테 말버릇."
"요."
"누가 이렇게 버릇없게 만들었을까."
"너. ....... 요."
"그럼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너!"
"옳지."


♡ 05

여정은 자신이 질투하느라 바빠 잘 느끼지 못하지만요,
실은 하다도 질투가 아주 많은 아이예요. 물론 여정 한정으로.
어쩌면 당연하죠. 태어날 때부터 여정의 애정의 1순위는 늘
자신이었으니 가졌던 걸 빼앗는 건 어쩐지 불공평하잖아요.

여정은 하다보다 네 살이나 많으니까. 스킨십도 꽤나 익숙하겠죠.
그래서 종종 하다는 입술을 빼물고 물어요.
"오빠 너는 이건 또 누구한테 했었는데?"
여정은 그런 하다를 어여뻐하는 표정으로 볼 쿡 찌르며 답하죠.

"너한테만 할 거야, 이제. 너한테만."

여정에게 과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도 그럴게, 질투를 하려 한다면 여정은 끝도 없을 텐데 
참고 있는 중이거든요.
하다의 연애 편력 여정 역시 다 알고 있으니까요.


♡ 06

하다는 여정의 앞에서만 유독 불평도 심통도 많아지죠.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하는 건요, 오로지 여정의 앞에서 뿐이에요.

교제하기 전, 여정은 그저 들어줬을 거예요.
그저 추임새나 넣어주었겠죠. "아이고, 그러게.
걔가 진짜 나빴네. 응, 하다가 화날 만하네." 이렇게요.

그런데 이젠 이렇게 들어만 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짜증 난 표하다 대처법' 다음 단계를 찾아냈겠죠.

 

"......."
"좀 짜증이 풀렸어?"
"응. 그런데 이제는 다른 일로 좀 짜증이 나려 해."
"왜. 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다 말해 봐."
"다른 언니들한테도 이렇게 했어?"

눈 찢어가며 물어보는 하다에 여정은 파하 하고 웃음이 나왔어요.
여정이 다정하다는 이유로 그에게 투정 부리는 여자가 
이제껏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요, 푸념 듣기를 즐겨본 적은 없거든요.
여정은 고민했어요.
이렇게 성질내는 모습까지도 사랑스럽다 느껴졌던 건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아이뿐이라는 것을, 언제쯤 알려주면 좋을지.


♡ 07

여정은 후일 주병원으로 복직하겠죠. 진료가 끝난 뒤 지쳐 돌아왔는데
여정을 기다리던 하다가 졸음을 버티지 못하고 잠들어 있으면
하다에게 시선 고정한 채 가방을 정리하다가 끝끝내 다가와서는
코에 뽀뽀 도장 한 번 찍고 나서야 씻으러 들어갈 거예요.

씻고 나와서는 꼭, 하다에게 맞춰 커플 잠옷 꺼내서 입겠죠.
하필 그날따라 하다와 같은 잠옷을 찾지 못해 다른 걸 꺼내 입으면
아침에 일이나 그걸 확인한 하다는 너무 속 좁아 보일까 봐
차마 말을 못 꺼내지만 심기불편한 것 다 티가 나 여정은 웃을 거고요.

모서리 끝에 박혀서 자는 습관이 있는 하다를 데굴데굴 굴려
가운데 자신의 품 안에 눕히곤 한참 잠든 얼굴을 구경하다 보면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깨는 하다. 눈도 뜨지 않고 잠긴 목소리로
"오빠 인생 빼기 4년 내리 본 얼굴이 뭐가 예쁘다고 그렇게
  종일 보고 있어. 피곤한데 잠도 안 자고."라고 말하겠죠.

부끄러운지 귀는 빨개서 불이 타는데 퉁명스레 말하는 모습이
왜 이리도 귀여운 건지 웃음이 절로 나와 여정은 웃다가
하다의 볼을 쓰다듬겠죠. 그러면 익숙하게 그 손에 얼굴을 부비는 하다.

스스로도 조금 징그럽다 여겨질 정도로 여정은
마음 안이 만족감으로 가득 차오르는 것에 놀랄 거예요.

'어차피 네 버릇은 전부 내가 구성한 것들이니.'


♡ 08

"오빠가 안경을 안 쓰는 게 유감이다. 키스하기 전에
  안경 벗겨주는 거 꽤나 간질간질하고 좋았었는데."
여정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Ex의 이야기를 한 하다.
여정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그와의 키스는 어땠냐 세세하게 물어 그대로 따라 했겠죠.
하다의 모든 경험에 자기를 묻혀야만 하는 남자니까요.
여정은 하다의 모든 삶의 조각에 자신이 존재하는 게
당연한 남자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안경도 벗을 줄 모르는 미숙한 애송이랑
  키스하느라 우리 하다가 번거로웠겠네, 그치?"

여정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안경을 벗겨주며
까르르 웃고 입을 맞췄을 하다를 상상하다
저도 모르게 하다의 턱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겠죠.
그런데 표하다,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피하지도 않을 거예요.

'이대로 힘을 주면 부서질듯한 너인데 어째서 너는 나를
이렇게나 믿는 걸까. 너에게 나는 절대적인 믿음이며 신뢰이겠지.'

'내 속이 이렇게나 검은 걸 너는 알지도 못하면서.'


♡ 09

어렸을 때 아기들은 짜증 좀 부리면서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싫어, 미워.' 같은 말. 하다도 여정에게 "오빠 싫어, 미워." 했겠죠.
이유는 콩순이 놀이 안 해줘서, 갑자기 여정이 머리를 잘라서.
이런 시답잖은 이유들이었겠지만요.
그런 하다의 가벼운 말에도 여정은 매번 깊게 상처를 받았을 거예요.

초등학교 들어가서 머리 좀 크니 이제 싫다, 밉다는 안 하는 대신
오빠 좋다, 소리도 안 하게 되니 여정은 조금 씁쓸해졌겠죠.

"요즘은 왜 오빠 싫다는 소리도 안 해, 하다야?"
"안 싫어서. 왜,  싫어할까?"

하다는 어릴 적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가볍게 말한 것이었겠죠.
그런데 여정은 그 가벼운 장난에 피가 마를 거예요.

그래서 여정과 하다가 이어진 지금은요, 여정을 이렇게 답해요.
"하다야. 너 오빠한테 그 말은 장난으로라도 하면 안 돼, 이제."
하다는 그렇게 말하는 여정의 눈이 어쩐지 너무 검어서 무서웠대요.


♡ 10

여정은  하다와 결혼한 그날,
결혼식이 다 끝난 뒤 하다에게 안긴 채 정말 많이도 울었을 거예요.
그리고 하다는 말없이 조용히 그런 여정을 토닥여주었겠죠.

"널 정말로 가져버려서 어떡하지, 하다야. 이제는 무를 수도 없겠지.
  네가 태어난 그날 날 보고 환하게 웃었을 때부터 너를 좋아했어.
  태어난 건 넌데 왜 내가 너에게 각인이 된 걸까.
  영원한 사랑은 없다기에 내 손으로 선을 그었어.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선을 긋는 동안에 내 지문이 닳고

  마찰력에 피가 맺히고 그럼에도 더 크게 힘주어 통증을 인내하고
  계속  그 선을 넘지 않으려 무진 애를 썼어.
  같잖게도 가족처럼 네 오빠인 척 구는 건,
  내가 지키려던 선이고 또 자학이었으니까."

"그런데 하다야. 결국 선을 넘어버렸네. 내 발로. 내 의지로.
  나는 지금까지 무얼 한 걸까. 쉽게 나에게 설득된 네가 단념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사랑받을 동안 나는 그걸 지켜보며
  고통만 받았는데. 믿지도 않는 신에게 맹세하기도 했어.
  네가 그 변덕스러운 성격을 버리지 않기를.
  내 손에 쥐어진 메스가 여포의 칼이 되지 않으려면."

"내 사랑은 네게 보답받지 못하는 동안 순수를 잃어 끈적해졌어.
  아주 녹질 못하고 남은 잔해를 모아 태양 아래에서 태우고 또 태워
  그을림이 잔뜩이야. 그래서 나는, 널 가진 지금부터는
  절대로 너를 잃을 수가 없어. 잃지 않을 것이고, 또 그래서는 안 돼."

"이카루스는 겨우 밀랍 날개가 녹아서 추락했지만
  나는 맨몸으로 네게 다가가 불태워질 수 있어. 그러니까, 하다야. 대답해."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 때에도 날 사랑하겠다고."


♡ 11  "예비 상견례"

여정과 하다는 부모님들끼리 가깝기도 하고,
병원 사람들 사이에서의 소문이란 발이 너무 빨라서
다른 사람들 입으로 듣기 전에 부모님들께
자신들의 연애 사정을 말씀드려야겠다 생각했겠죠.

상임 씨야 이미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놀라지도 않겠지만,
이준 씨한테는 자신이 하다에게 지은 죄가 많아 죄송해서
어떻게 전해야 (혼나지 않을지) 고민이 많은 여정과 달리,
하다는 모임 자리에서 밥을 먹다가 
아무렇지 않게
"아, 맞다." 하면서 말을 먼저 꺼냈죠.

"아빠. 이모. 나 이 화상이랑 사귀어요."
이준 씨는 자신의 딸의 말에 놀란 토끼 눈이 된 채로
여정을 바라보며 "여정이 너, 진짜야?" 하고 물었어요.

그런 아버지에게 보란 듯이 하다는 여정의 손을 잡고
테이블 위로 올려 보여주면서 말했죠.
"아빤 왜 내 말을 안 믿어? 진짜라니까." 
"너네 손이야 원래도 잡잖아." 

이준 씨의 반응에 하다는 자신의 아버지를 흘겨보며
"그럼, 뭐. 내가 여기서 오빠랑 뽀뽀라도 할까?
 해줘? 괜찮겠어?" 하는 하다와 
그런 하다의 말에 기겁하고 손사래를 치며
"아이, 삼촌. 아니, 아버님. 저희 뽀뽀?
  그런 거 안 했습니다. 진짜예요, 진짜." 하는 여정.

여유롭고 고상하게 식사 계속하며
"뽀뽀를 안 하긴 뭘 안 해, 이 자식아.
  너네 어제 집 앞에서 들어오지도 않고
  한 시간을 떠드는 걸 엄마가 다 봤는데." 하는 상임 씨.

"엄마, 엄마는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 아니.
  삼촌. 아니, 아버님. 그러니까 지금 이게
  아버님이 불난 집이라는 뜻은 아니고요.
여정은 한동안 식은땀 뻘뻘 흘렸겠죠.


♡ 12 "감기에 걸린 연인에게 KISS를"

vol 1. 하다가 감기에 걸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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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가 "감기 걸렸으니까 키스하면 안 돼."라고 하면
"어어? 진짜 안 돼? 아이 지인짜 안돼?
  하다야 오빠 얼굴 보고 말해 봐. 진짜?" 할 여정.

"응, 안 돼."

"알겠어......."

"....... 오빠 너는 진짜. 사람 불편하게 하는 데 뭐가 있다.
  입술 갖고 와."


vol 2. 여정이 감기에 걸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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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름 없이 굿나잇 키스 해달라는 하다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주여정은요, 열심히도 고민했을 거예요.
눈 앞의 하다는 입술 내밀고 있고, 귀여워서 하고 싶긴 한데.
그러다 감기 옮으면 안 되니까 안 해야할 거 같기는 하고.
또 딱히 여정이 성인군자는 아닌지라 하고는 싶고, 
의 무한 루프였겠죠.

결국 욕심의 반만 굴복해 하다에게 뽀뽀만 쪽 ,해주는 여정.
'아, 이정도면 잘 참았다.' 생각했는데
하다는 여전히 입술 빼문 채로 "뭐해? 왜 키스 안 해?"
라고 말할 거예요.

여정이 간과한 게 있는데요, 하다는 여정이 늘 해주던 것을
거두어가는 걸 제일 싫어하는 아이거든요.

다음날 하다는 분명 여정에게 감기 옮았겠죠.
그래놓고
“나 오빠밖에 모르는 바보라서 감기 안 걸릴 줄 알았는데,
실은 바보 아닌가봐. 감기 걸려버린 거 보면.”
이런 소리나 해서 여정이 속 뒤집었어요.

그렇다면 여정은 왜 하다의 이 말에 속이 뒤집혔을까요?

하다가 결국은 여정 때문에 아파서 속이 뒤집힌 걸까요,
아님 진짜로 여정은 하다밖에 모르는데 하다는 아니고.
또 저런 농담은 여정이나 할 수 있는 농담인 것 같은데
하다의 입에서 나온 게 조금은 미웠던 걸까요.

 


원래 장신인지라 힐은 잘 신지도 않으면서 발이 편하고 뭐고
그런 것 잘 모르겠고 그저 예뻐서 산 구두 때문에 데이트하다 결국
발 아프다고 잠깐 벤치에 앉아 구두 벗어버린 표하다는요
손에 구두 들고 맨발로 뚜벅뚜벅 걸어가겠죠.
그런 하다를 보며 여정은 순간 상황 파악이 어려워 벙 쪘다가

"하다야, 너 정말 그러고 다니려고?"
"응. 발 아픈데 어떡해. 빨리 와, 오빠. 뭐 해?"

신발 가게나 하나 있으면 얼른 사서 신겨주겠는데 이 날따라 거리에는
문 연 가게라곤 하나 없어요. 아이고, 이 아가씨가 진짜. 너털웃음 지으며
여정은 얼른 하다 손에 걸려있는 신발 뺏어 들고 자기 신발을 벗어서 
무릎 꿇고 앉아 하다의 발에 신겨주겠죠. 그리고 하다는 당연하다는 듯
여정의 어깨에 손 짚고 균형 잡으며 손길 그대로 받을 거예요. 고맙단 말도 없이.
물론 여정도 생색내는 일 없을 거고요. 

여정은 양말만 신은 발로, 하다는 제 발에 맞지도 않는 큰 신발을 질질 끌며
밤거리를 걷는데도 뭐가 그리 재밌다고 서로 보며 우스워 깔깔거릴 테고요.
겨우 편의점 하나 발견해 삼선 슬리퍼 하나 사서 하다의 발에 신겨주면
"지금 이 옷에 이 슬리퍼를 신으라는 거야? 진짜 하나도 안 어울려."
툴툴거리는 말에 여정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그럼 너 오빠 발에 유리조각이라도 들어가면 어떡할래?"하고 묻겠죠.

"오빠가 의사잖아?"
조금 생각하는 척하다 내뱉는 하다의 말에도 여정은요,
참 버릇없고 하다 다운 대답이다 싶어 미워할 수가 없을 거예요.


♡ 12

@ 드림주는 노출이 많은 옷을 주로 입나요, 아니면 꽁꽁 싸매나요?
  ➥ 하다는 "그만 좀 벗으세요, 아가씨." 소리가 절로 나오게 입는 편.

하다는 여정이 입지 말란다고 안 입을 애가 아니고 여정은 그걸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여정은 "그거 안 입으면 안 돼?"라고 하는 대신 이미 포기하고 
"어휴. 그만 좀 벗으세요, 아가씨."라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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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강 님 ♡


가끔 그래서 여정은 여름 하다의 옷차림을 보면 하다가 차에 타자마자
"아이구, 날씨가 덥네." 하면서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버리기도 해요.

그런데 반대로 여정의 셔츠 단추가 풀려있으면요.
하다는 얼굴 찌푸리며 바로 목 끝까지 잠가버리겠죠.
여정이 아무 말 않고
코앞까지 닿아있는 하다의 얼굴을 비켜만 보고 있으면

하다는 그 시선 느끼곤 괜히 여정을 흘기며
"단속 중이야, 단속 중." 하겠죠.

하다의 반응에 여정은 웃음 터뜨리며 말하겠죠.
"오빠 아무 말 안 했어, 하다야." 


"아무 말은 안 했지. 눈으로 했잖아."
"어이구. 오빠가 눈으로 하는 말도 알아들어?"
"오빠가 하는 건 알아들어. 남이 하는 건 몰라."

하다는 자신의 이 말이 여정에게는 최고의 고백처럼 들린다는 것을,
지금도 앞으로도 모를 거예요. 여정이 숨길 테니 말이에요.


♡ 13

'Before'의 ♡ 14와 이어지는 이야기 

하다는요, 달달한 향 엄청 뿌릴 것 같이 생겨선
무거운 향 위주로 뿌리고 향수를 워낙 좋아해
향수 냄새 안 나는 일이 드물어요.
그래서 여정이 하다에게서 맡기 가장 좋아하는 향은
그 어떤 향수 냄새도 아닌 하다에게서 나는 살냄새이겠죠.
하다가 샤워하고 나오기만 하면
여정은 하다의 목선에 코를 박고선 붙어있겠죠.
하다는 말로는 귀찮다며 밀어낸 적 없을 거고요.


♡ 14

하다가 잠결에 여정이 아닌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는 건
쉽게 상상이 되는데, 반대의 경우는 참 상상이 어렵죠.
다른 여자의 앞에서 하다의 이름 부른 적 있으면 몰라도 말이에요.

"어떻게 할까. 오빠가 못 들은 걸로 하고 넘어갈까?"

"넘어가 줄 거야?"

"아이, 맨입으론 안 되는데."
"뽀뽀받은 입으로는 넘어가 주나?"
"일단 받아보고 생각해볼까?"


♡ 15 야구장 kiss cam에 잡힌 둘 

화면에 잡히자마자 여정은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자기 볼을 톡톡 치겠죠. 딱 여기에 뽀뽀하라는 듯이.
하다도 역시 그다지 빼는 성격은 아니니 웃으면서 바로 입 맞췄을 거예요.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며 박수 쳐주면
감사합니다, 넉살 좋게 인사하는 하다.
자신을 보지 않고 있는 하다를 보고 있던 여정은
하다의 양 볼 손으로 감싸서 고개를 제 쪽으로 돌려버리곤
찌인하게 키스해 버릴 거예요.

옆에서 우와아, 하고 소리쳐주고, 키스캠도 신나서 줌인하고.
물론 여정, 입술 떼자마자 하다에게 주먹으로 꽤 맞았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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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에서 교제 전의 하다는요,
"옆에 오빠예요"라고 쓰여있는 종이 준비해 두곤
키스캠에 잡히면 바로 들어 올렸겠죠.
여정은 그런 하다를 옆에서 빤히 보다가
"그래도 키스캠에 잡혔는데 해야지." 하며
하다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춘 후 놔줬을 거예요.
조금은 씁쓸한 표정으로. 


♡ 16 

여정은요 교제 전에는 하다를 안고 잘만 잤으면서
후로는 잠결에라도 실수로 애 건드릴까,
하다를 재워놓곤 혼자 거실로 가 소파에서 잠들곤 했겠죠.

그런데 하루는, 새벽에 문득 조금 좁은 것 같아
눈 떠보니 자기 품 안에 파고들어와 안겨 있는 하다 때문에
잠이 확 깼을 거예요. 깨다 못해 웃음 나와 배 아플 지경이고요.

여정은 소파에서 담요만 덮고 자고 있었는데요,
정작 하다는 추운 건 또 싫었는지, 야무지게 침대에서
이불 그대로 둘둘 싸매고 와 여정은 덮어주지 않고
자기 혼자 덮고 누워있었을 거예요.

여정은 그런 하다가 귀여워 한참을 웃다가
이 아가씨를 어떻게 하면 좋나, 한숨 한 번 푹 쉬었다가
안아들고 침실에 눕혀놓곤 그 옆에서 다시 잠을 청했을 거예요.
잠들기까지 꽤 고군분투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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